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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페레이드---2008년

<17일간의 ‘금빛 파노라마>
 
땀과 눈물로 빚은 감동의 드라마
여기에 2008 베이징 올림픽 우리나라 금메달 모두 모이다.
지난 17일 동안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전세계 204개국 1만5000여명의 선수들이 함께 한 2008 베이징올림픽의 각본없는 감동의 드라마가 24일 막을 내렸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 25개 종목 267명의 선수들이 출전, 금메달 13개로 1988 서울올림픽,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의 금메달 12개의 기록을 넘어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감동의 순간을 되돌아봤다.

금 물꼬 튼 통쾌한 한판

◆9일=최민호-유도 男 60㎏급
대회 첫날인 9일 남자 60kg이하급에 출전한 최민호(28·한국마사회)가 5연속 한판승을 거두며 금빛 물꼬를 열었다. 최민호는 결승에서 루드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를 2분14초만에 업어들어메치기 한판으로 눕히고 포효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오랜 설움을 씻어내는 그의 기쁨의 눈물은 온 국민을 기쁘게 했다. 또 승자에게만 관심을 쏟는 우리를 부끄럽게도 했다.

‘마린 보이’ 수영 새 역사 쓰다

◆10일=박태환-수영 男 자유형 400m
대회 2일째인 10일 한국 수영, 아니 아시아 수영 역사가 새롭게 쓰여졌다. 한국의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동양인으로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자유형 400m를 제패한 것이다. 그랜트 해킷(28·호주)과 라슨 젠슨(23·미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 레이스를 시작한 박태환은 3분41초8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두드리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박태환은 이틀 뒤 벌어진 자유형 200m에서도 베이징올림픽 8관왕의 신화를 쓴 마이클 펠프스(23·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박태환은 1분44초85를 기록하며 아시아신기록(종전 1분45초99)을 수립하기도 했다.


7번째 정상 오른 神弓 3총사

◆10일= 박성현·윤옥희·주현정-양궁 女 단체
태극 궁사들은 10일 오후 박태환의 금빛 환호를 이어가며 금과녁을 명중시켰다. 여자 양궁 단체전에 나선 박성현(25·전북도청), 윤옥희(23·예천군청), 주현정(26·현대모비스)의 황금 트리오는 올림픽 7연패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세계신기록(231점)을 세우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던 양궁대표팀은 결승전에서 중국을 224-215로 손쉽게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중국 관중들은 한국 선수들이 시위를 당길 때마다 야유를 하는 등 방해 공작을 펼쳤지만 ‘신궁(神弓)’은 흔들리지 않았다.

여세를 몰아… 남자도 우승

◆11일= 박경모·이창환·임동현-양궁 男 단체
남자 양궁도 지지 않았다. 11일 박경모(33·인천계양구청), 이창환(26·두산중공업), 임동현(22·한국체대)의 남자양궁대표팀은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227-225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한국 남자 양궁은 지난 2000 시드니올림픽 이후 여자 양궁과 함께 올림픽 3회 연속 동반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또한 1988 서울올림픽을 포함해 통산 4회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국가로도 이름을 남겼다.

4년전 恨 푼 金총성

◆12일=진종오-사격 男 50m 권총
활뿐 아니다. 총도 금빛 과녁을 꿰뚫었다. 진종오(29·KT)는 12일 남자 50m 권총에서 이번 대회 사격에서 유일한 금메달을 따냈다.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 50m결승전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던 진종오는 단 한 발의 실수로 금메달을 헌납했다. 4년간 절치부심한 그는 같은 무대에서 보기좋게 금메달을 사냥했다. 진종오는 결승전에서 총점 660.4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재혁’ 16년만의 역도 金

◆13일=사재혁-역도 男 77㎏급
신세대 역도스타 ‘싸군’이 13일 세계를 번쩍 들어 닷새 연속 금빛 레이스를 이어갔다. 사재혁(23·강원도청)은 남자역도 77㎏급에서 인상 163㎏, 용상 203㎏, 합계 366㎏을 들어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이 체급에서 가장 힘센 사나이로 인정받았다. 사재혁은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작은 거인’ 전병관에 이어 16년만에 역도 금메달리스트로 남게 됐다. 5일 동안 6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역대 최고의 출발을 보인 한국은 상위권을 유지하며 종합 10위 달성에 청신호를 밝혔다.

‘세계新 5개’… 장미란 --- 세상을 들었다

◆16일= 장미란-女 역도+75kg급
개막이후 닷새동안 금빛 환호를 이어간 한국팀은 사흘동안 잠깐 쉬면서 힘을 비축, ‘미녀 헤라클레스’ 장미란(25·고양시청)을 기다렸다. 무솽솽(24·중국)의 불참 선언으로 장미란의 금메달을 기정사실화됐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압도적인 실력 차이를 보여줄 지는 아무도 몰랐다. 역도 75㎏이상급의 장미란은 인상 140㎏, 용상 186㎏, 합계 326㎏을 들어 277㎏에 그친 2위 올하 코로브카(23·우크라이나)와 무려 49㎏차의 우위를 보이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홀로 기록 도전에 나선 장미란은 5개의 세계신기록을 보너스로 얻었다.

‘환상의 복식조’… 세계 10위의 반란

◆17일= 이용대:이효정-배드민턴 혼합복식
장미란의 기(氣)를 이어받은 이용대(20)-이효정(27·삼성전기)조는 17일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송곳같은 금빛 스매싱을 날렸다. 배드민턴 세계랭킹 10위인 이-이조는 랭킹 1위 인도네시아의 노바 위디안토(31)-나트시르 릴리야나(23)조에 2-0 완승을 거두며 8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남자복식에서 초반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은 이용대는 이날 금메달로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경기가 끝난 후 카메라를 향한‘살인윙크’는 새로운 ‘국민 남동생’의 탄생을 알렸다.

‘황금 태권V’… 출전 전원 금메달 획득,  종주국 위상 높이다!

◆21일, 22일, 23일=임수정,손태진,황경선,차동민
초반 화려한 기세로 내달리던 한국은 양궁 개인전, 체조 등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 주춤했다. 역대 최고의 성적도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이 때 태권도에서 금빛 발차기가 시작됐다. 임수정(22·경희대)과 손태진(20·삼성에스원)이 21일 ‘따면 당연하고 지면 오히려 뉴스’라는 주위의 부담 속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먼저 경기를 치른 임수정은 아지지 탄리쿨루(22·터키)를 1-0으로 따돌렸고, 손태진은 미국의 강호 마크 로페즈(26)에게 경기 종료 2초를 남겨두고 1점을 얻어 3-2로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뒀다. 이들 선수의 ‘태권V 발차기’에 힘을 얻은 한국은 금메달 10개째를 올리며 바르셀로나 이후 16년만에 두 자릿수 금메달을 달성했다.

22일 황경선(22·한체대)은 무릎부상을 딛고 여자 67kg급 결승전에서 카린 세르게리(23·캐나다)를 2-1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3일 태권도 헤비급에 나선 차동민(22·한체대)은 그리스의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29)와의 결승전에서 종료 20초를 남기고 오른발 돌려차기를 성공시켜 5-4로 승리를 거뒀다. 이미 3체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한국 태권도는 마지막 주자로 나선 차동민마저 정상에 오르며 사상 첫 전종목 석권의 위업을 달성했다.

‘퍼펙트 골드’… 신화창조 --- 누가 믿었으랴!!!! 

◆23일=야구 24명
2008 베이징올림픽 한국 금메달의 피날레는 야구가 장식했다.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부진 회복의 홈런포를 쏘며 ‘라이언킹’의 위엄을 살린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어츠)은 23일 쿠바전에서 1회초 결승 투런홈런을 기록 쿠바의 예기를 꺾었다. 또 ‘괴물투수’ 류현진도 뛰어난 제구력과 안정된 볼 배합으로 막강 쿠바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야구대표팀은 3-2로 앞선 9회 1사 만루의 위기에서 포수 강민호가 퇴장당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구원 등판한 ‘특급소방수’ 정대현이 상대 6번 타자 구리엘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한국 야구 100년 역사상 최고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문화일보에서 베껴 일부 편집함 --- 2008.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