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썸네일형 리스트형 조정래 산문집 --- "누구나 홀로 선 나무" 중에서 누구나 홀로 선 나무 --- 조정래 산문집에서 치자꽃처럼 하얗지만 크기는 그 절반밖에 안되는 앙증맞은 꽃들이 화창하고 포근한 봄볕 속에 무리지어 피어 있었다. 울타리를 이루며 꽃물결을 짓고 있는 그 꽃은 탱자꽃이었다. 그 탱자나무 울타리를 따라 암팡지게 생긴 암탉이 듬직한 엉덩이를 흔들며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다가 한바탕씩 땅을 헤집고 파고는 했다. 그 뒤를 예닐곱 마리의 병아리들이 종종거리며 따라가기도 하고, 삐약거리며 쪼르르 달려가기도 했다. 병아리들이 서로 시합하듯 쉴새없이 삐약거리는 그 소리는 어찌나 맑고 고운지 종달새 소리가 무색할 많큼 싱그러운 봄노래였다. 병아리들이 서로 다투어 쪼르르 달려가는 것은 암탉이 한바탕씩 땅을 헤집어 판 다음이었다. 서로 앞서려고 삐약거리며 몰려간 병아리들은 새로 파..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