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미시령-신선봉-대간령-마산-진부령, 제45구간 마지막 구간) 종주 산행
☞ 산행일정
- 산행주관 : 다음산악회(http://cafe.daum.net/mauntin)
- 일 시 : 2010. 11. 12(금)~11. 13(토)---무박
- 모이는 곳 및 출발시간 : 광화문역 8번출구, 2010.11. 12(금) 23:30
- 산행코스 : 미시령(826m)-신선봉(1,204m)-대간령(641m)-마산(1,052m) -진부령(520m)
- 산행시간 및 거리 : 9시간, 15.6km
☞ 준 비 물 : 헤드랜턴, 스틱, 여벌옷, 우의, 장갑, 모자, 보온옷, 양말, 수건, 컵, 식수(2리터), 점심, 매실주(1L), 행동식
☞ 종주진행
- 총 대간거리 : 1,625km(진부령 이남 지역---735km)
- 진행거리 : 15.6km(563.9km---76.7%)
- 접속거리 : 0km(총 62.7km)
- 종주인원 : 다음산악회 백두대간팀 33명
☞ 날 씨 : 매우 맑음
☞ 산행후기
백두대간을 종주한답시고 2008년도 8월쯤이었던가. 우연한 자리에서 산 이야기가 나와 큰 기대와 야망과 희망을 가지고 대간 종주길의 첫 산행을 기다렸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산행시작한지 어느사이 2년 2개월이 지난 지금 마지막 구간을 마무리 하였다.
백두대간!!!
일제시대 우리나라의 척추인 백두대간과 그 허리를 받치고 있는 정맥들을 각종 산맥의 이름으로 폄하하여 우리민족의 기상을 죽이려 하였던 것도 모르고 초중학교 시절 그 산맥들을 달달외웠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불러보면 언제나 정감이 가고 어디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그 이름 넉자만 들어도 귀가 번쩍 뜨이는 이름 백두대간!!!
그 이름 따라서 자그마한 마음 속의 자취를 남기고자 등산화 끈 질끈 묶고 따라나섰다.
저질체력으로 남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그래도 아직 힘이 남아 있을 때 백두대간 종주에 도전하고 싶었고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그렇게 2008년 10월 감히 대간길을 시작하였다.
2010년 11월 12일 19:30 ---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 가는 날 저녁
주변은 술병과 갈비 그리고 술잔 돌리는 소리로 요란하다. 그 와중에 나도 나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술을 마시고 주변 상황을 살펴본다. 잘못하면 잡힐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조용히 핸드폰을 받는 척 하면서 밖으로 나오기 성공...
오늘이 백두대간 마지막 종주길, 술이나 마시고 앉아 있을 수는 없지. 항상 막걸리를 준비하였지만 오늘은 특별메뉴로 작년봄 직접 담근 매실주를 가지고 가기로 한다. 2년 가까이 되어 맛도 들었고 내가 마셔 봐도 내놓아도 창피는 당하지 않을 것 같아 700ml 정도를 준비하였다. 아내가 과일을 준비한다고 해 놓고서는 비싸서 안 샀다나? 아무튼 뻥 쳤다.
버스안에서는 광화문부터 미시령까지 계속해서 쏟아지는 잠에 취하여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그도 그럴것이 출발전에 상당량의 술을 마셨고, 이번주는 충남 서해바다 삽시도에 낚시겸 놀러갔다가 태풍으로 2일간 갇혀 있으면서 두꺼비만 까 댔으니 피곤하기도 하지.
미시령 터널이 개통된 이후 옛 미시령길은 황량함 그 자체다. 특히 새벽의 미시령이라니 말 안해도 뻔하다. 거기다가 바람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 쎄게 불고.... 택시 한대가 빈차에 불을 밝히고 미시령을 지키고 있다가 우리를 반기나 누구하나 눈길도 안주고 매서운 미시령 초겨울 바람을 맞으며 산행 준비를 하고 준비완료와 함께 무슨 특공대 마냥 무너진 철조망을 뚫고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 정상인 상봉을 향하여 종주길을 시작한다. 차갑게 옷 속으로 스며드는 바람은 산을 한동안 오르자 등에 땀으로 적셔오다가 시원한 바람으로 바뀐다. 그러다가 몇 명을 겉옷을 벗기도 한다.
능선길에 다다르니 눈이 조금씩 보이더니 해발 1000여M 부근에서는 눈이 쌓여 있고 눈 쌓인 너덜길과 짙은 어둠속의 밤길은 산행 진행속도를 완전히 떨어뜨린다. 일부는 아이젠을 차고(난 눈이 왔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않아 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음) 내리막 바위길은 더욱 천천히 조심히 내린다.
황사가 지독히도 몰려오던 몇 년전 마스크 쓰고 코를 감싸며 --- 백두대간 하겠다고 용감하게 도전장을 내밀고 함께한 5명은 그날 이후 다시 도전하지 못하고 다른산만 다녔던 기억이 --- 지났던 길이지만 대부분의 모습이 기억에 새롭게 다가온다. 아침6시가 조금 지나면서 산속에 어둠이 걷히고 생명 같은 빛이 주변을 밝히자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걸음 속도도 빨라진다. 대간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병풍바위에 올라서니 문닫은 알프스리조트와 진부령 고갯길이 한눈에 들어오고 마산봉을 거쳐 마을길을 지나 진부령에 도착하니 오늘의 산행, 아니 백두대간 대장정의 장도를 끝내게 된다.
진부령에서 간단한 뒷풀이를 하고 서울에 도착하여 완주자에 대한 축하와 서로의 종주를 축하하는 해단식을 가진 후 거나해진 기분으로 집으로 향하였다.
지나간 백두대간 종주길을 회상하며.....
2008년 10월 25일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동대문 운동장에서 버스를 타고 기나긴 백두대간의 대장정을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사이 백두대간의 남한지역 최북단인 진부령에 도착하게 되어 기쁘면서도 완주하지 못함에 스스로에게 섭섭함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처음 시작할 때는 반드시 완주할것이라고 큰 다짐을 하면서 체력단련에도 힘을 쏟았으나 결국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첫날 단풍구경으로 인하여 지리산 성삼재길이 너무막혀 첫번째의 산행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간지점인 정령치에서 산신제를 지내면서 무탈산행을 기원하였고, 앞으로 함께할 산우들을 한명 한명 마음 깊이 새겼으나 나에게는 모두가 생소하고 쉽게 다가오지 아니한다. 그렇게 대간종주 첫구간은 시작되었다.
세 번째 구간은 거의 뛰박질로 산행한 동방대장의 뒤를 힘을 다해 따르다 보니 21km를 6시간이 채 넘지 않은 시간에 주파하게 된다. 산행을 그렇게 빨리 할 수 있으리라고는 나 스스로 생각하지도 못했었다. 그날, 거의 쉬는 시간없이 달리다시피 여원재에서 복성이재까지 아무리 빨리가도 후미를 면치 못했고 나의 체력에 또다시 의문을 던졌던 3구간이었다.
2009년 1월 31일 우낭사, 사패산, 항상처음처럼님과 함께하였던 멋있고 춥고 힘들었던 덕유산구간의 1박2일 겨울산행, 덕유의 겨울일출, 눈위에서의 식사준비, 빼재까지의 끝나지 않은 산길 등등등 ....
내가 태어난 이후 가장 추웠고 추위로 인하여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자연의 무서움을 새삼스럽게 알았던 2009년 12월말의 소백산 구간산행 그 때는 정말 눈도 나무도 돌도 바람도 하늘까지 얼어 붙어 버린 줄 알았었다.
2010년 2월초 태백산을 구간을 지나고 달리기 후유증 이던가? 하프 마라톤이후 갑작스런 허리의 통증으로 물리치료 받으랴, 침맞으랴, 가벼운 운동하랴, 그러다가 어느덧 3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대간길을 빠지게 되어 두문동재에서 삽답령까지 5개구간을 갈 수가 없게 되었다. 직장인인 관계로 피치 못하게 중간지점인 점봉산구간과 조령3관문~하늘재 구간을 빠지게 되었다. (함께하지 못하였으나 이미 산행한 지리산구간과 육십령구간을 제외하면) 남은 7개구간은 내년까지는 가능한 한 마무리하여 나도 백두대간 완주꾼속에 포함되고 싶다.
어려움속에서도 항상 자신보다 먼저 챙겨주어 종주기간동안 어렵지 않도록 하여준 사패산 대장,
잦은 알바로 불평을 들으면서도 웃음 잃지 않고 끝까지 안산행케하여준 동방의 빛선두 대장님,
후미에서 앞으로 뛰어 가고픈 충동을 죽이면서 힘든 후미동료들에게 힘을 보태준 봄나리 대장님,
많은 산지식으로 지루한 산행기간중 심심치 않게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신 우암고문님,
먹을 것을 많이 준비하여 피곤을 잊게 하여준 여성 산우님들,
그 지독한 추위와 더위, 그리고 빗속에서도 사진봉사하여 추억을 남겨준 주상님, 솔강님, 우낭사님 등등,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함께하였던 서로 이끌어 주고 힘이 되어준 산우님들 그리고 몇 구간만이라도 함께하여 힘을 실어 주어 마지막까지 갈 수 있게 도와준 다음산방 회원님들께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미시령(826m)-신선봉(1,204m)-대간령(641m)-마산(1,052m) -진부령(52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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