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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지리산 종주(장터목-천왕봉-백무동 시외버스터미널) 6

2024. 6. 17(월) 03:30
지리산 종주 4일차(장터목-천왕봉-장터목-백무동터미널)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그러나,
밤 9시 정각에 소등하여 잠자리에 들어 03시까지 6시간 이상잤으니  시간으로 보면 잠은 충분하고도 남는다. 100여명이 한공간 2층 침대 건물 마루바닥에서 잠을 청하니 잠자리는 편할리가 없다. 그래도 낮동안 산행으로 인하여 피곤이 몰려오고 온몸이 지쳐 있어 잠은 순식간에 몰려왔다.
연하천 산장에서는 30 여명의 적은수 였으나 코고는 사람들이 많아 민감한 이들은 잠자기에 고역이었으리라. 그런데 여기는 100여명이 한공간에 있어도 크게 코고는 사람이 없다. 모두들 긴장해서 그런가? 하여튼 코골이에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3시쯤 일어나 좀 누워있다가 나도 일어나  천왕봉 일출산행을 위해 나갈 준비를 한다. 배낭은 두고 가야하기에 필수품만 챙긴다-핸드폰,지갑, 스틱, 보온옷등- 왼쪽에는 외국인 한분이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  있고, 바로 오른쪽에서  자던 사람은 이미 어디론가 출발하고 보이지 않는다.
3시 25분 전화하니 마눌님은 이미 취사장에서 기다린다고 한다. 따뜻한 커피라도 마시고 출발하자고 하였으나 아무것도 생각없다고 그냥 올라 가자고 한다. 급하게 화장실만 보고 3시 40분경 어둠을 뚫고 장터목 대피소를 떠나 헤드랜턴에 기대어 천왕봉을 향한다. 처음부터 엄청난 급경사길이다. 나이 65세가 넘어 이 무슨 짓인가? 그래도 65세 노인이 된 기념으로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남기기 위하여 계획한 것이니 고통스럽더라도 목적은 달성해야 한다.
우린 산행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다른 이들 보다 20여분 먼저 출발했다. 오늘은 월요일이라서 혼잡하지도 않고 천왕봉으로 향하는 등산인들도 많지 않아 산에 오르기에 우리에게 딱 안성맞춤이다, 우린 천왕봉 정상이 정말 추울걸로 예상하여 담요와 우의 그리고 긴팔옷에 반팔티까지 껴입고 출발했다. 그러나 우리의 우려와 달리 날씨가 너무나 맑고 포근하고 바람도 없다. 오늘은 일출을 완벽하게 볼 수 있을것이라 확신하면서 천천히 그러나 쉬지 않고 정상으로 향한다. 음력 11일이라 새벽이면 보름달보다 조금 작은 달이 떳다가 이미 서쪽나라로 사라지고 없어 주변은 온통 깜깜하기에 경치는 볼 수가 없어 앞만 보고 정상을 향한다. 몇 팀들에게 추월당하고 정상에 도달하니 부지런한 사람들이 벌써 일출을 보기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앉아 있다. 우리도 적당한 자리에 잡아 깔판 방석을 깔고 담요를 둘러쓰고 앉았다. 일출보기 딱 알맞은 시간에 도착한 듯 싶다. 일부는 일행들끼리 천왕봉 정상석에서 사진찍기에 바쁘고 일부는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린다.
어느순간 해가 떠오르기만을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와”하는 탄성과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구름만 보일 듯한 지리산동쪽 끝 구름과 산사이가 조금씩 밝아지더니 손톱만한 황금덩이가 조금씩 보이다가 어느 한순간에 커지면서 지리산의 큰봉우리, 작은 봉우리 그리고 능선 그리고 계곡까지 온천지를 환하게 밝혀준다. 지리산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조상 삼대가 복을 쌓아야 천왕봉의 일출을 보여준다더니 우린 누가 복을 쌓았지? 첫날 반야봉에서도 일출을 보았지, 전날 장터목에서 지라산의 황홀한 일몰을 보았지. 그리고 오늘 마지막날 지리산 제1경으로 꼽히는 완벽한 천왕봉 일출을 보았지. 하여튼 운수 좋은 날이다.
이제 우리도 지리산 완주 정상기념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남기고 그렇게 지리산 종주를 끝마치고 또다시 힘든 하산길을 시작해야 한다.
천왕봉을 내려갈때는 한가롭다. 그러나 힘들기는 마찬가지.....

내려가는 사람들도 없고 간간히 올라오는 사람들만 있다. 연하천에서 오다기 사진찍어 주었던 홀로온 젊은 친구도 뒤 늦게 올라오면서 일출 보았냐고 인사를 한다.
내려갈 때의 여유, 해발 1700m 이상에서 볼수 있는 야생화와 관목 그리고 보호받고 있는 구상나무들이 --- 자연과 올라갈 때 전혀 보이지 않았던 제석봉의 멋들어진 구상나무들이 --- 맑은 하늘과 어울어져 지리산 정상의 모습을 더욱더 아름답고 의미있게 한다. 천왕봉 아래 하늘과 통한다는 통천문을 지나 다시 장터목에 도착하여 라면에 햇반 하나를 넣고 끓인 식단으로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해결하고 백무동을 향하여 go go.....
백무동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6Km 하산시간으로는 3시간을 생각하고 하산 시작, 오래전 젊었던 시절에 아내와 내려간 본적이 있어 쉽게 내려갈걸로 생각하고 내려가서 오랫만 삼결살에 소주를 곁들인 점심을 먹고 11시 30분 버스를 탈 계획이었다.
그러나 내려가는 길이 워낙에 험하기도 하고 온통 바위계단에 아내가 다리에 힘이 풀려 내려가지를 못한다. 내려가는 도중에 쉬기도 하면서 결국 4시간이 넘은 거의 12시가 되어서야 백무동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예약을 할려고 하였으나 우리의 하산시간이 언제가 될지 몰라 터미널 매표소에서 승차권을 살려고 생각하고 여유있게 매표소에 도착하였으나  매표소에는 사람이 없고 연락번호만 덩그마니 붙여져 있다. 그러나 전화해도 전화도 받지 않는다.  인터넷으로 사라는 안내문만 붙어 있고....
인터넷으로 살려고 하니 오늘따라 인터넷하기가 왜이리 어려운지. 결국 인터넷 회원가입 하고 간신히 버스표 예매 성공... 이사이 아내는 이런 멀리까지 데려와서 준비가 엉망이라고 잔소리가... 화를 참지 못하고 결국은 싸움을 하고 만다.
지리산 백무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24년 6월 17일 월요일 13시 30분 버스에 올라 인월, 서상, 함양등을 거쳐 4시간 30분 후인 오후 6시 서울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면서 지리산 종주산행 도상거리 37.7Km, 실제 산행거리 45Km이상 1무 2박 3일간의 지리산 종주의 대장정은 막을 내렸다.  
앞으로 5년후 70세 기념 종주산행을 생각해 보지만 가능할지? 

 

장터목 산장에서 본 지리산 일출
천왕봉 정상-2024,6,17. 05:10
천왕봉 일출
지리산 제석봉 구상나무
제석봉 구상나무
제석봉 이정표
지리산 일출

 

지리산 통천문
지리산 일출

 

지리산 통천문

 

백무동 하산길에서

 

 

지리산 종주를 마치고 백무동 탐방지원센터 앞
지리산 둘레길 안내도